베를린에 처음 왔을 때, “독일 대학 도서관은 시설이 정말 좋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작년에는 훔볼트 대학 도서관을 잠깐 이용했지만, 집에서 멀고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그 후로는 가지 않았죠.

그런데 최근 지인이 자유대 도서관(FU Berlin Library) 를 추천해 줘서 주말에 다시 방문해봤습니다. 분위기가 제가 원하던 딱 그 느낌이라 “이번엔 제대로 이용해봐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다시 찾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서관은 누구나 등록 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학생 아니어도 들어갈 수 있어요.
하지만 가방을 가지고는 입장할 수 없습니다.

도서관 안으로는 소지품을 넣은 바구니만 들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가져온 가방을 **사물함**에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물함을 이용하려면 Mensa 카드 또는 학생증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Mensa(멘자) 는 천재 클럽 “멘사”가 아니라, Studierendenwerk(학생복지기관)가 운영하는 학생식당을 의미합니다.

Mensa 카드 발급기 찾기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Mensa 카드를 만들려면
여권 + 안멜둥(거주등록증) 가 필요하다고 해서 챙겨 갔습니다.

“Info Desk에서 만들면 된다”는 말도 들었고요.
하지만 현실은…

• Info Desk: “그건 내 담당이 아니니 Mensa에 가서 물어보세요.”
• Mensa 직원: “40번 자동판매기에서 만들 수 있어요.”
• 하지만 40번 기계는 내 눈에 안 보임.
• 결국 직원이 직접 나와서 안내해줬습니다.

기계는 식당을 등지고 오른쪽 출구 쪽에 있었습니다.

자동판매기에서
👉 ‘Mensa-Karte 구매하기’ 메뉴 → 현금 지폐 투입 → 카드 발급(1.55유로 수수료 포함)
이렇게 Mensa 카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카드를 받고 나니 문득
“어? 이건 도서관 카드가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Info Desk에 다시 가서
“도서관 이용하려고 하는 건데요…”라고 물었더니
“학생이 아니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도서관 입구로 가라”라는 요지의 대답. (상당히 퉁명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도서관 입구로 가서 Mensa 카드를 보여주자
“사물함 쓰고 싶으면 카드를 활성화(activate) 해야 한다”고 안내를 받았습니다.

근처 학생들에게 도움을 받아 카드 활성화까지 완료!
결론적으로 절차 자체는 간단한데 정보가 없으면 굉장히 헤맬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자유대 도서관 이용을 위한 핵심 요약

✔ 1. Mensa 카드를 발급하면 학생식당과 사물함 사용이 가능합니다.

대학 소속이 아니어도 발급 OK.

✔ 2. Mensa 카드는 자동판매기에서 구매합니다.

• 현금(지폐)만 투입 가능
• 카드 발급 수수료 1.55유로 포함

✔ 3. 카드에 있는 QR 코드로 stw.berlin 앱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앱에서 결제 내역 확인 가능.

✔ 4. 앱에서 카드 등록하려면 카드 초기 암호(PIN) 가 필요한데,

이는 Mensa 계산대 직원에게 요청하면 프린트된 종이를 받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5. 사물함 위치의 중앙에 카드 활성화 기계가 있습니다.

카드를 대고 몇 초 기다리면 활성화 완료.

✔ 6. 빈 사물함을 찾아 가방을 넣고

• 문을 닫고
• Mensa 카드를 대고
• 사물함에 붙어 있는 초록색 물리 잠금장치까지 돌려 잠그면 됩니다.

✔ 7. 사물함 번호를 잊어버렸다면?

카드 활성화 기계에 다시 카드를 대면 “몇 번 사물함을 사용 중인지” 보여줍니다.

✔ 8. 학생식당에서는 직불카드처럼 결제 가능합니다.

자유대 도서관은 분위기도 좋고, 공간도 넓고 조용해서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단, 사물함 이용 절차가 처음엔 좀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정확한 정보만 알면 매우 간단한 시스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