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순부터 이야기가 오가던 핀란드 게임사와의 협업이 8월 초에 거의 결론이 났습니다. 컨설팅 형태의 일이어서 독일에서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개인사업자도 해 보고 법인도 운영해 봤지만, 독일에서는 경험이 없어서 관련 정보를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컨설팅만 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틈틈이 개발하던 게임도 서비스하고 싶었고, 블로그도 좀 더 키워 보고 싶었습니다. 컨설팅만 하는 경우와 서비스를 판매하는 경우에 등록 절차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전에 들은 적이 있어서, 이것도 자세히 알아봐야 했습니다.
결국 세무서와 구청에 한 번씩, 두 가지 등록을 했습니다. 이 글은 그 두 등록을 왜 나눴는지, 날짜별로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정리한 시리즈의 첫 글입니다.
제가 하려던 일
- 외주 개발과 IT 자문: 다른 회사의 백엔드 시스템과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설계를 돕는 일
- 자체 게임 개발과 출시: 직접 만든 PC·모바일 게임을 스토어에 올려 판매하는 일
- 블로그 운영을 포함한 소규모 부업: 아스크 베를린 같은 사이트를 운영하고 제휴 링크로 수수료를 받는 일
두 가지 등록: 세무서와 구청
독일 세법은 시작 신고를 두 갈래로 나눕니다. 영업(Gewerbe)은 지자체에 신고하고, 자유직업(freie Berufe) 활동은 세무서에만 신고합니다(§ 138 AO, 독일어 공식). 어느 쪽이든 세무서에는 세무 등록 질문서(Fragebogen zur steuerlichen Erfassung)를 활동 시작 후 1개월 안에 ELSTER로 제출해야 합니다.
제 경우는 이렇게 나눠 신고했습니다.
- 세무서(ELSTER): 소프트웨어 개발·아키텍처·IT 자문. 질문서의 예상 소득은 '자영업 소득'(Einkünfte aus selbständiger Arbeit) 칸에 적었습니다.
- 구청 영업신고(Gewerbeanmeldung): 자체 PC·모바일 게임의 개발과 판매, 웹사이트 운영과 제휴 마케팅
소프트웨어 개발이 자유직업으로 인정되는지는 일의 내용에 따라 세무서가 판단합니다. 저도 세무서로부터 따로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고, 신고서에 제가 하는 일을 그대로 적었을 뿐입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도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보시면 안 됩니다.
구청에 영업신고를 하면 구청이 그 내용을 세무서, 상공회의소(IHK), 산재보험조합(Berufsgenossenschaft) 등에 전달합니다. 그래서 신고 뒤에 여러 기관에서 우편이 옵니다.
날짜별 진행 과정
| 날짜 | 진행 내역 |
|---|---|
| 8월 5일 | 세무 등록 질문서에 적은 개발·자문 활동 시작일(준비 활동 포함) |
| 8월 8일 | ELSTER로 세무 등록 질문서 제출 |
| 8월 9일 | 베를린 온라인 영업신고, 수수료 15유로 카드 결제 |
| 8월 13일 | 세무서 통지 두 통(사업용 세금번호, 부부 소득세용 세금번호), 경제 식별번호(W-IdNr) 통지 |
| 8월 14일 | 영업신고 확인서 발급, 부가세 식별번호(USt-IdNr) 통지(8월 13일부터 유효) |
| 8월 중순 | 게임 스토어 계정을 위해 D-U-N-S 번호 신청 |
| 10월 | 첫 분기 부가세 사전신고 |
세무 등록을 먼저 했지만, 세금번호는 영업신고 확인서보다 하루 먼저 나왔습니다. 두 절차가 서로를 기다리지 않고 따로 진행됐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처리가 언제 끝나는지는 그때그때 다릅니다.
등록하면서 가장 헷갈렸던 것
등록 하나하나보다 서로의 관계가 더 헷갈렸습니다. 당시 정리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 ELSTER 세무 등록: 세무서에서 저를 사업자로 등록하고, 세금번호를 받기 위한 신고
- 영업신고: 구청에 영업 활동을 알리는 신고. 확인서는 신고를 받았다는 증명이지 허가증이 아닙니다.
- 세금번호와 부가세 번호: 위 두 신고의 결과로 받는 번호. 종류가 여러 개입니다.
- D-U-N-S: 세금과 상관없이, 게임 스토어가 사업자를 확인할 때 쓰는 번호. 미국 신용정보 회사 Dun & Bradstreet가 기업마다 붙이는 9자리 식별번호로, Apple 개발자 프로그램에 회사(조직)로 가입할 때 요구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Apple 개발자 도움말(한국어)과 Dun & Bradstreet 독일 안내(독일어)에 있습니다.
외국 국적이라면 하나 더 있습니다. 영업신고서에는 체류허가가 있는지, 경제 활동에 조건이 붙어 있는지를 묻는 칸이 있습니다. 체류허가에 자영업 관련 조건이 적혀 있다면 신고 전에 외국인청에 먼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글
- ELSTER 세무 등록 질문서에서 고민한 항목: 시작일, 예상 매출, 소규모 사업자 특례, 현금주의 과세, 부가세 식별번호 신청
- 베를린 온라인 영업신고: 로그인부터 확인서까지: BundID 로그인, 업무 설명 쓰기, 15유로 결제, 확인서
- 사업자 등록 뒤 받은 번호들 구분하기: 세금번호 두 개, 부가세 식별번호, 경제 식별번호
- 첫 분기 부가세 신고와 정정: EU 고객 매출을 빠뜨려 정정 신고와 ZM을 낸 이야기
- EU 고객 인보이스 정정: 고객 VAT 번호, 용역 기간, 역산과세 문구
- 첫 신고 전 영수증 정리: 해외 AI 구독 청구서에서 본 것
이 시리즈는 제가 실제로 제출한 서류와 받은 우편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세금과 사업 형태는 사람마다 사정이 다르니,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세무사(Steuerberater)나 관할 세무서에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