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분기 부가세 신고를 하기 전에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일은 영수증 정리였습니다. 매출은 하나였지만, 비용 청구서는 여러 회사에서 여러 형태로 와 있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어떤 영수증을 모았고, 정리하면서 무엇을 발견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어떤 비용을 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는 아닙니다. 제 경우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항목이 있습니다.

모은 영수증

  • 장비 대여: 업무용 컴퓨터를 월 단위로 빌린 독일 회사의 청구서. 독일 부가세 19%가 따로 적혀 있습니다.
  • AI 구독: ChatGPT(OpenAI), Claude(Anthropic)의 월 구독 청구서와 업그레이드 청구서
  • 서버: 호스팅 크레딧 청구서(EU 회사)
  • 온라인 구매: Amazon에서 산 의자와 충전기
  • 교통권: 1년 정기권 영수증

이 가운데 교통권은 첫 신고에서 넣지 않았습니다. 식비 영수증도 넣지 않았습니다. 장비 대여처럼 사업자 등록 전부터 내던 비용도, 등록 전 기간의 청구서는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청구서에서 먼저 본 것: 누가, 어디서 청구했나

외국 서비스는 청구서 위쪽의 "누가 청구했는지"를 먼저 봤습니다. 같은 서비스라도 청구하는 회사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에 따라 부가세 처리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독일 회사: 독일 부가세가 적힌 청구서를 받습니다. 사업에 쓴 비용이면 이 부가세를 매입세액(신고서 Kennzahl 66)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 EU 다른 나라 회사: 사업자에게는 부가세 없이 청구하고, 받는 쪽이 독일 부가세를 대신 신고합니다(§ 13b UStG). 신고서 Kennzahl 46/47에 적고, 같은 금액을 Kennzahl 67에서 매입세액으로 뺍니다.
  • EU 밖 회사: 마찬가지로 받는 쪽이 신고하되, 칸이 Kennzahl 84/85입니다.

제 청구서를 보면 OpenAI는 아일랜드 법인이 청구했고, Anthropic은 주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인데 아일랜드 VAT 등록번호가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서버 크레딧은 몰타 회사였습니다. 회사 이름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청구서의 법인과 주소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이때 알았습니다.

VAT 번호를 등록하기 전과 후

가장 눈에 띈 것은 같은 서비스의 청구서가 달마다 달랐다는 점입니다.

  • VAT 번호를 계정에 넣기 전(7~8월): OpenAI 청구서에 "VAT - Germany (19%)"가 붙어 있었습니다. 개인 고객과 같은 방식입니다.
  • 넣은 뒤(9월): 청구서에 제 독일 VAT 번호가 찍히고 부가세 줄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Tax to be paid on reverse charge basis"(역산과세로 받는 쪽이 납부)라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사업자 등록을 했어도 각 서비스 계정에 VAT 번호를 따로 넣지 않으면 계속 개인처럼 청구됩니다. 등록 직후에 쓰는 서비스마다 계정의 청구 정보부터 바꿔 두었다면 영수증 정리가 더 간단했을 것입니다.

Anthropic 청구서에는 다른 기록도 있었습니다. 독일 부가세 19%가 붙어 결제된 뒤, 같은 청구서에 그 부가세만큼 차감(Credited)된 줄이 있는 달이 있었습니다. 이런 청구서는 처음 결제한 금액과 최종 금액이 다르니, 신고할 때 어느 금액을 기준으로 할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업그레이드 차액 청구서

9월에 ChatGPT 요금제를 Plus에서 Pro로 올렸더니, 그달 정기 청구서와 별도로 업그레이드 차액 청구서가 하루 뒤에 하나 더 왔습니다. 금액도 정기 요금과 달랐습니다.

한 달에 같은 서비스 청구서가 두 장일 수 있으니, 영수증을 모을 때 날짜만 보고 "중복"으로 지우지 않아야 합니다.

마켓플레이스 영수증과 의자

Amazon에서 산 의자와 충전기는 판매자가 각각 홍콩 회사와 영국 회사였습니다. 영수증에는 "부가세는 Amazon이 신고"(Umsatzsteuer erklärt durch Amazon)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독일 회사의 부가세 인보이스와 형태가 달라서, 매입세액으로 넣을 수 있는지 첫 신고 때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의자는 집에서도 쓰기 때문에 업무에 쓰는 비율을 80% 정도로 잡았습니다. 이것은 제 추정일 뿐 정해진 비율이 아닙니다. 사업 사용이 10% 미만이면 매입세액을 공제할 수 없다는 규정은 있지만(§ 15 UStG), 그 이상일 때 어떻게 나누는지는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신고가 접수되고 환급이 처리됐다고 해서 이런 항목이 맞다고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세무서는 나중에 서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판단이 애매한 항목은 왜 그렇게 처리했는지 메모를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며 배운 것

  • 등록 직후 서비스 계정마다 VAT 번호 넣기: AI 구독, 호스팅, 소프트웨어
  • 청구서마다 확인하기: 청구 법인과 나라, 부가세가 붙었는지, 역산과세 문구가 있는지
  • 차감·환불 기록 함께 보관하기: 처음 결제 금액과 최종 금액이 다를 수 있습니다.
  • 업무 비율 근거 남기기: 집에서도 쓰는 물건은 비율과 이유를 메모
  • 애매한 항목은 따로 모으기: 신고 전에 세무사나 세무서에 물어볼 목록으로

이 글은 제가 영수증을 정리하며 본 것을 적은 것입니다. 어떤 비용을 어떻게 신고할지는 사람과 거래마다 다르니, 금액이 크거나 판단이 애매하면 세무사와 상의하세요.